안녕하세요. 나폴리탄입니다.
저는 무엇이 계기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국가나 단체 등 권위 및 권력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킵니다. 오쿠다 히데오가 쓴 「남쪽으로 튀어!」에서 나오는 아빠 역을 생각하시면 어떤 이미지 인지 떠오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제 입장에서 극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홉스는 세계라는 구조물의 이상적인 모습을 두 가지로 전제하고 사고 실험을 실시했는데 두가지 전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인간의 능력은 큰 차이가 없다.
2) 인간이 욕망하는 것은 유한하며 희소하다.
여기에서 학창시절에 그토록 외웠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나오게 됩니다. 세상은 사람들의 능력이 다 비슷하고 욕망하는 것은 희소하고 유한하니 서로 아귀 지옥같이 빼앗는 디스토피아가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홉스는 시민 개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역설적으로 자유와 안전을 박탈할 수 있는 거대한 권위체를 두고 그 권력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것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 권위체를 성서 욥기에 나오는 '리바이어던'으로 명명했습니다. 홉스가 살았던 시기를 생각해보면 이해는 됩니다. 홉스는 청교도 혁명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며 국왕이 처형되며 사회가 극도의 혼란기에 살았기 때문에 자유가 있는 무질서보다 독재에 의한 질서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와도 일맥상 통하는군요.
우선, 홉스가 제기한 두 가지 전제부터 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인간의 개개인의 능력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사회의 GDP가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봐서 인간이 욕망하는 거은 유한 하지만 돈만 있으면 살 수 있으므로 희소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가 아니라 원시 공산사회에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였을까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기보다는 부족끼리, 국가끼리의 투쟁 상태이지 않았을까요? 그러면 역설적으로 국가와 부족의 해체가 더 나은 삶과 평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도교의 이상향처럼 말이죠. 괜히 '나는 자연인이다.' TV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는 게 아닌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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